자주 들러주시는 블로그 지인분들은 아시겠지만 2004년 12월 29일 GONS는 일본으로 연수를 가장한 1년짜리 여행을 갔다.
그리고 2005년 11월 21일 김포공항으로 금의환향귀국, 1주일 정도 서울에서 뒹굴며 놀다 집 계약하고 29일날 고향집 광주로 내려와 잠시 뒹굴고 있는데.
2005년 1년간 한국에서 일어난 드라마, 영화, 노래, 뉴스, 완전 백지 상태로 관광객의 역할(!) 제대로 하고 돌아온 터라. 1주일 서울 있는 동안에도 뭐 점심 - 술, 점심 - 술의 연속이라 뉴스 같은 거 볼 여유도 없었고 쳐들어간 선배 집에 TV도 없었고.. 11개월만에 돌아온 집 11월 29일 TV 뉴스를 틀었는데 난리가 났다.
GONS의 무식이 드러나는 대목에 쪽팔리지만 솔직히 황교수가 누군지도 몰랐다. 2005년 5월엔가 최초로 Science지에 논문 실렸다고 놈현씨 만나고 난리 났었다는데 그 때 GONS는 못 믿겠다는 눈으로 외국인 노동자 잔뜩 쳐다 보는 손님들에게 열심히 음식 나르고 테이블 닦고 알바 막 시작해서 정신없을 때였으니.
대체 뭔 일이지 .. 올블을 돌고 각 언론사 다 돌고 .. 문제의 시발점 PD수첩 해당 방영분도 찾아서 보고 .. 황사모 카페도 가 보고 욕먹는 신문들도 찾아 보고 ..
일련의 사태의 흐름 속에 있지도 못했지만 뒤늦게나마 여기저기 목소리 좀 들어보고 나니 나름대로 갈피가 좀 잡히는 것 같아 살짝 떠오르는 단상들을 간단히.
+ 문과생 주제에 기본적인 국어 능력조차 후달리는 GONS이다 보니 꽤나 정신없는 글 미리 양해를 구하면서.
길고 어지러워 숨김
1. 먼저 요즘의 상황을 보고 있으면 마치 히틀러 치하 독일을 보는 것 같아 무섭다. 황교수님 힘내세요 진달래 꽃길 깔던 거 보고는 온몸에 소름까지 돋던데. 황교수가 히틀러라는 얘기가 아니다. 왜 우리편이 아니면 모두 적이라고 밖에 생각을 못하는 거? 황교수 뭔가 좀 이상한데라는 말 나오기라도 하면 바로 매국노에 쌍욕에 .. 무서워서 무슨 말을 할 수가 있나. 그러다 보니 파시즘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는 거겠지. 언제부터 우리 나라가 이렇게 다른 목소리 나오는 것에 대해 인색했던가.
2. 개중에는 이번 사태를 자꾸 황교수 지지파 vs 황교수 반대파의 대결 구도로 몰아가려는 목소리가 있더라. 황사모로 대표되는 황교수 지지파의 존재야 뭐 부인 못하겠지만 황교수 반대파라는 건 과연 어디에서 나온 발상인지 참 궁금하다. PD수첩 폐지를 반대하고 MBC 광고주들 보이콧에 손가락질이라도 할라치면 황까에 뭐에뭐에 .. 우리 편 아니면 무조건 적이라는 듯한 그 무서운 노려봄은 어디에서 비롯한 건지. 네트에 떠다니는 글 100% 믿고 후달려봐야 자기만 바보되는 일이겠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분위기 한 번 살펴보면 황교수 지지하는 쪽들에서 나오는 악플들이 훨씬 많더만, 이미 눈뒤집혀 아무 것도 안 보이는 듯한 그. 제시되는 의혹이 있으면 깨끗하게 풀고 가면 될 것 아닌가. PD 수첩 측의 취재 윤리 물론 잘못했다. 하지만 황교수 측의 연구 윤리 문제는? PD 수첩 측의 취재 윤리 때리면서 시대가 어느 때인데 70년대식 강압취재 운운 하던 분도 하나 계시던데 .. 그러면 황교수 편 아니면 모두 적이다 국익 아래 모두 단결하라는 식의 요즘 이 광기 어린 분위기는 어떻게 설명하실 생각? PD 수첩 측 취재 윤리는 잘 걸렸다 두들겨 패면서 언젠가부터 사라져 버린 황랩측의 연구 윤리는? 황교수가 직접 사과하지 않았냐라고 할 텐가. 그렇다면 그 용서받지 못할 PD 수첩 측의 사과는 과연 황교수 측의 사과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지? 제시된 의혹이 있으면 수긍할 만한 절차를 거쳐 해결해 보여주고 얼토당토 않은 황색 선전이라면 법적 대응하면 될 것이고 .. 그런 식으로 상식적으로 풀어 나가면 될 일을 왜 자꾸 임기응변의 둘러댐으로 절로 병원으로 피해만 가려고 하는 것인가. 결국 문제를 해결하고 넘어가기는 커녕 자꾸 문제를 키우고만 있는 판국에. "황교수가 아니라 황교주" .. "과학자가 아니라 고도의 스타아이돌" .. "과학으로 말하는 과학자가 아니라 고도의 언론 플레이에 능한 유능한 정치가" .. 라는 막가파식 비아냥들까지 나오기 시작하는 건 그저 땅 속에서 혼자 생겨 나오는 건 아닐텐데.
3. 대체 PD수첩 뭘 그리 잘못했길래 하고 한 번 다시보기 눌러 다시 봤더니 나중에 불거진 취재 과정의 문제 빼면 그리 잘못한 것도 없더만. 언론이 제보를 받고 관련 사실 취재해 보도한게 잘못? 왜곡보도였다면 수긍할 만한 절차를 통해 아니라고 증명해 보이면 될 문제 아닌가? 국익에 해가 되었다? 국익이라는 기치 아래 모든 가치가 묵인되고 용인될 수 있는 거? 그건 분명 아닐거라 믿고 싶다. 이라크 파병 반대하던 그 수많은 목소리들은 지금 다 어디로 사라진 걸까. 감히 우리 황교수님을 건드렸다는 이유로 결국 PD수첩이 몰매를 맞다 뇌사 상태에 빠지고 그런 PD수첩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한 부모 MBC는 온갖 사지를 다 절단당하며 화형대로 끌려간다. 지켜보다 못해 반대 목소리라도 조금 낼라치면 이내 마녀와 같은 패거리로 싸잡혀 똑같이 화형대로 끌려 올라간다. 대체 뭐냐,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은. 몰랐는데 황사모라는 카페에서 난자 기증식 관련해서 공지를 띄웠단다. 그런데 대상 여성들에게 갈 수 있는 후유증에 대해서는 전혀 공지가 없었다고? 여러분들의 힘을 보여주세요 MBC에 광고 넣고 있는 회사들 번호도 주루룩 대문에 걸어뒀더라. 어디선가 본 문구였는데 꽤나 그럴듯해 한 번 가져다 써 본다. 우리 동방신기 어린 팬들도 동방신기 욕 먹을 짓은 안 하고 다니던걸.
4. 솔직히 절실한 기독교인도 아니고 솔직히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관련된 원론적인 반대에 대해서는 별달리 할 말이 없다. 헬싱키 선언이라는 것조차 이번에 처음 알게 된 무식한 놈이 과학적 팩트가 어쩌고 감히 떠들 자신도 없다. 하지만 배아줄기세포 연구고 뭐고 1년 동안 듣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다가 이번에야 겨우 관심 갖게 된 이런 무식한 놈조차 조금만 알아 보고 여기저기 목소리 조금만 찾아 들어 보니 대체 뭐가 문제가 되고 있는 건지 바로 알겠더라. 주류에 돌이라도 던질라치면 바로 왼손잡이 주제에 어쩌고 저쩌고. 지겹지도 않나. 국익국익 시끄러운데 과연 진정한 국익이 무엇일지도 한 번쯤 생각해 봤으면. 과학자들이 바보도 아니고 이미 제기된 의혹인데 우리가 쉬쉬하고 넘어간다고 그걸 넘어갈 수 있을 거라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 황교수 논문 관련 의혹들이 말 그대로 의혹에 지나지 않았다면 정말 다행이다. 아직 뭐가 진실일지는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도 그렇게 되길 바라고 있기도 하고. 하지만 만에 하나 제기되었던 의혹이 사실이었다라는 발표라도 나오게 되면 .. 그것도 우리 나라가 아니라 다른 나라에 의해 나오게 된다면 그야말로 국가 재앙이 아닐 수 없다. 국익이라는 기치 아래 비판의 목소리도 묻어 가며 문제 논문에 절대 신뢰를 보내던 동양의 한 작은 나라. 믿을 수 없다라는 낙인은 과연 어느 쪽이 더 무서울까. 이대로 역적들 화형시켜가며 안고 가다 결국 모두 밝혀졌을 경우와 정당하게 절차를 거쳐 의혹이 없음을 확인하고 나아가는 경우와 과연 어느 쪽이 국가 이미지에 데미지가 더 클까. 그 사이에 영국에게 일본에게 추월당한다고 얘기하고 싶은겐가. PD 수첩 취재 시작되기도 전인 5월에 이미 제출된 일본측랩 논문을 괜한 시비 거는 엠뷩신 때문에 추월당했다는 식으로 또 얘기하려고? 과학자로서 자신의 논문에 의심을 받는 것 그리 익숙치 않은 상황도 아닐 테고 몇몇 언론의 "무개념" 보도에 무릎꿇을 만큼 무른 심지로 지금껏 연구를 지휘해 왔던 거? 전국민이 자기 편인데 뭐가 그리 힘들어 쓰러질 만큼 스트레스를 받고 마음 고생을 하고 있는 건지. 그 자체가 오히려 의혹을 더 키우고 더 의심의 눈초리를 향하게 한다는 것 모를 분이 아닐텐데.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연구 윤리 관련하여 이건 오리엔탈리즘에 젖은 서양의 동양에 대한 윤리 기준 잣대의 강요다 .. 동양은 동양 나름의 윤리 기준으로 적용하여 해석하면 된다 .. 라는 말도 있더라. 그럼 국제법의 의의는 뭐고 헬싱키 선언은 대체 왜 만든 거냐. 참 별 소리가 다 나온다.
5. 나는 황교수가 싫어요 한 마디면 화형당하는 무서운 세상에 그저 눈치만 보고 있는 위쪽 동네 사람들과는 달리, 그나마 과학에 대한 의혹은 과학으로 풀겠다며 자체 검증 제시하는 서울대 소장파 교수들은 이제 연구비 지원을 독점당한데 대한 앙심을 품고 덤벼드는, 사촌이 땅 사 배아픈 환자들이 되었다. 하나 재미있는 게 처음에 PD 수첩이 재검증안 제시를 냈을 때에는 비전문가가 감히 Science지도 인정한 대논문을 어쩌고 논리를 펴더니, 이번에 서울대 소장파 교수가 과학계에서 검증을 합시다라고 나오니 이번엔 시기와 질투로 쌓인 상아탑이란다. 그러면 대체 어쩌라는 소리냐? 한 마디로 닥치고 황교수님이 우주 최고시니 시비 걸지 말고 황교수님 일어나 악의 무리 무찌를 때까지 가실 길 진달래꽃이나 깔자 뭐 이런 얘기인가. 그래도 아프시다고 누워 있는 분 이렇게까지 얘기하고 싶지는 않은데 말이지 .. 세계적인 석학 황교수님의 논문을 어떻게 감히 서울대 나부랭이들이 검증하려고 드는 거냐고 호통치는 사람도 있더라. 어떻하냐, 황교수도 그 서울대 나부랭이 출신인 것을.
6. K-1보다 더 재미있는 네이버 댓글타이틀에서 업어온 박빙의 승부를 보이는 그림 두 장으로 결론 나지 않는 화풀이 멋대로 닫으며. 매일이 반전에 전국민이 참여한 이 무서운 드라마의 그 끝이 과연 어디일지 .. 모두 그토록 바라던 대로 해피 엔딩으로 막을 내릴 수 있을지 난 그게 참 무섭다. 그리고 모두가 바라지 않겠지만 만에 하나 배드 엔딩이 나오게 되었을 때 .. 그 쇼크는 또 어떻게 덮어 나갈 지 그게 더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