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에 발표 준비 핑계로 저녁내 서류 뭉치 뒤적이다 잠시 머리나 식힐까 TV 켰더니 MBC 개그야를 하고 있네. 얼마전 우연히 기회 닿아 처음 가 본 방청도 개그야였고 그 때 기념품으로 받은 개그야 로고 박힌 흰색 머그컵 책상 한 구석에서 연필꽂이로서 굳건히 잘 버티고 있긴 하다.
뭐 .. 나쁜 소리는 하고 싶지 않았다.
가끔 나오던 관객들 벙찌게 만드는 연기야 차차 나아지면 되는 걸테고 ( 코너 이름이 <대략난감>이었던가 .. 하는 건 좀 많이 심각하긴 하더라만 ) .. 개콘과 웃찾사의 대결 사이에서 다 쓰러져가던 MBC 개그 프로그램 한 번 살려보려고 힘쓰는 스텝분들 참 고생하고 있는 거 알고. 솔직히 조금 재미없다고 해서 뭐 내가 거기다 대고 역량의 차이 어쩌고 건방지게 떠들 자격도 없는 것도 안다. 웃찾사니 개콘이니 좀 떴던 코너들 미묘하게 컨셉 따와 가는 것( 뮤직스토커였나 .. 최국 나와서 립싱크 개그 하던 그것도 그렇고 .. 나타샤도 결국 블랑카 느낌인거고 )도 뭐 괜찮다. 내 눈에만 그리 보이는 걸 수도 있을테니.
언제 웃어야 할 지 모를 공감 힘든 개그들 역시 GONS가 워낙 재미없는 사람이라 탓할 수도 있다. ( 개그야 게시판 가 보면 재밌다는 분들 많더만 .. 그 분들 욕하자는 게 아니다 - 반대로 개그야가 재미있고 개콘이나 웃찾사가 유치하다고 느끼는 분들 충분히 계실 수 있을테니 .. 개콘이고 뭐고 개그 프로그램 하나도 재미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있을 수도 있는 거고 .. ) 뭐 어쨌든 노력한다는데 손가락질보단 박수를 쳐 주고 싶은 게 GONS 심정이었다. 실제 방청 가서 봤을 때에도 생각보단 괜찮은 코너 몇 있긴 했기에 그래 욕은 하지 말자 생각했었던 거고.
그렇게 그냥그냥 봤다. 몇몇 코너가 지나고 .. 그러다 나온 코너 이름이 뭐였더라 .. 한류 무슨무슨 인터뷰였는데. 코너 이름 찾아보려고 iMBC 홈페이지 개그야 페이지까지 봤지만 이름이 없네. 오늘 새로 나온 코너인가. 뭐 .. 어쨌든.
(추가 - 한류 최고의 토크쇼 - 라는 제목이다. 페이지 프로그램 소개에 들어갔네. 쯧쯧)
대충 내용은 이렇더라. 일본 촌마게 머리 ( 흔히 말하는 사무라이 머리 ) 하고 유카타 두른 한 사람이랑 통역관 역할 한 사람, 그리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진행자 한 명, 이렇게 세 명이서 코너를 연기한다. 일본인 역할 하는 사람이 손헌수인가 .. 개그맨인지 탤런트인지 모르겠지만 여기저기 쇼프로에서 자주 보던 그 사람. 내용은 .. 뭐 간단히 말해 일본인 역할이 불쌍할 정도로 망가지면 그걸 가지고 개그 소재로 삼는 거였다. 망가지는 컨셉으로 계속 일본인 역할이 나오는 건지 아니면 이번 편만 일본인 역할이 나온 건지는 모르지만 일단 상당히 불편했다. 재미는 둘째치고 .. ( 뭐 사실 재미도 없었다. 끝날 때까지 나나 룸메이트 녀석이나 무표정한 얼굴로 지켜봤으니 ) 그런 내용을 방송이라고 올리는 PD라는 분도 참 수준 알만하다 싶더라. 일본 까대면 너나 나나 모두 와와 해대니 그걸로나마 시청률 올려보려고 하신 거?
독도는 우리 땅이무니다 어쩌고 하면 진행자가 때리려고 하고 .. 이번 WBC 우승 축하드립니다 해 놓고 좋아하고 있으면 뒤에서 이죽거리는 뭐 그런 식상한 레퍼토리. 나중엔 급기야 일본인 역할이 망가지며 유치한 개그 선보이고 혼자 좋아하면 진행자는 그걸 가리키며 이런게 일본에서는 인기있는 개그랍니다라는 둥, 저희 한국에서는 전혀 먹히지 않을 개그가 일본에서는 재미있나 보군요라는 둥, 수준 이하의 발광을 떨어대기 시작한다. 여기서부터 거부감이 확 일어나더만. 일본 개그 수준 걱정하지 말고 늬들 밥그릇이나 신경써라, 수준 이하의 개그 어설프게 반일감정 힘 빌어 가리려 들지 말고. 챙피하지도 않냐. 기껏 개그맨이라는 이름 달고 냈다는 아이디어가 고작 일본 때리기? 에라 이 .. 참. 일본 만담 프로에서 그런 식으로 한국인 역할 데려다 놓고 바보 만들면 참 포털 댓글 가만히도 있었겠다. 뭐 잘못에 대한 비판은 좋다고 치자. 그걸 비튼 풍자 패러디도 뭐 좋다. 근데 그걸 가지고 그 나라 사람 전체를 싸잡아 바보로 만들고 조롱하는 건 대체 어디서 배워먹은 짓거리? 그 지랄할 거면서 어디다가 한류라는 이름 갖다 붙이는 거냐, 이 수준이하 것들아. 머리 속에 뇌 좀 채워 넣어. 밥으로만 채우지 말고.
이거 일본인 친구들도 와서 보는 공간이라 상당히 민감한 주제 조심스럽긴 한데 .. 나라 물론 소중하다. 애국심 좋지. 근데 그걸로 모든 걸 가리려고 들지 좀 말았으면 좋겠다. 일본이 과거 한국 식민 지배한 역사적 사실은 역사적 사실인 거다. 잘못은 잘못인 거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일본인이 지금까지 그렇게 싸잡혀 욕을 먹고 조롱거리가 되어야 하는 거? 위안부 할머님들 아픔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수학 여행 온 어린 일본 중학생들 그 앞에 단체로 무릎 꿇혀 놓고 사죄받는 건 좀 아니시지 않았을까요. 그 사진에다 " 후손이 대신 사과하는 일본 " 따위의 떡밥 칠하고 있던 그 무개념 기자 녀석이란 참. 규모는 작겠지만 월남전 때 한국군에 의한 베트남 양민 학살 사건부터 우리도 좀 수습에 나서 보는 건 어떤가요? 묻어 두고 숨기고 가리려고만 들게 아니라. 일본 교과서 왜곡 문제 항의해야죠, 네. 그 전에 우리도 월남전 때 베트남 양민들 학살 많이 했다, 교과서 내용에 넣어 보는 건 또 어떨까요? 일본군 출신의 한 일본인이 사실과 다르다, 날조되었다고 주장하면 망언으로 치부하면서 월남용사 분들이 명예훼손 운운하며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면 그래 사실과 다르다잖아 끄덕이는 건 결국 우리편 감싸기 아닌가? 사실 관계가 모호하다면 그 모호함을 밝히려는 최소한의 노력에라도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거지. 이렇듯 정작 우리가 잘못한 건 쉬쉬 조용히 덮으면서 남이 그러는 건 용납할 수 없다라? 에라, 이 사람들아. 입장 바꿔 한 번 생각을 해 보자. 월남전 양민 학살 관련하여 베트남 국민들이 한국 이러이러한 건 사죄하고 보상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한국인들은 항상 김치마늘 냄새 풍기며 동남아 섹스관광만 하고 다닌다는 식으로 조롱하는 것과, 어떤 게 더 와닿을까? 사죄하고 보상하라고 요구하는 것조차 지금 먹히질 않고 있는 판국에.
이런 말 좀 할라치면 일본어 좀 배웠다고 <쪽바리 다 됐네> 같은 개소리도 참 많이들 하더라. 누누히 항상 얘기하지만 어떤 한 나라랑 그 나라 사람을 동일시하지 좀 마라. 부시가 이라크 두들겨 패고 이제 이란 두들기려고 폼 잡고 있으니 당장 종로 회화 학원 가서 미국인 뺨이라도 걷어 올릴 거냐, 뭐냐. 가만 보면 우리 나라 애국심 좋긴 하다만 가끔 무서울 때가 좀 있다. 조금 비뚤린 곳 있는 듯도 하고. 국내 참정권 주지도 않는 해외 동포들, IMF 땐 무슨 금붙이들을 성금들을 그렇게 보내왔던 건지. 평소 잘 챙겨 주지도 않다가 나라 힘들어지니 동포들에게 아쉬운 소리나 하고. 내가 동포였으면 안 냈을 거다. 나한테 뭘 해준게 있다고. 정작 힘들 땐 나몰라라 팔짱이나 끼고 있었으면서. ( 외국에서 생활해 보신 분들 현지 우리나라 대사관의 안일한 일처리 방식 공감하시는 분들 많을게다 .. 좀 슬프지만 )
나라 물론 중요하다. 월드컵 4강 갔을 때 나도 울었고 WBC 파죽지세 6연승 달릴 때 나도 신났다. 어디가서 우리 나라가 화제가 되면 응원해 주고 싶고 다른 나라가 무시하면 기분 나쁘기도 하고 그냥그런 똑같은 사람이다. 하지만 당장 나라냐 가족이냐 한다면 난 고민할 것도 없이 가족이다. 나라냐 주변 사람이냐 한다면 난 고민할 것도 없이 내 주변 사람인 거고. 자기밖에 모른다, 그릇이 작다 어쩌고 할 상황이 아닌게 사람마다 가치 판단의 기준은 다를 수 밖에 없는 거다. 누가 옳고 누가 틀리고 누가 바람직하고 누가 그렇지 못하고 따위의 문제가 아닌 거. 애국심은 강요될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
말이 좀 샜는데 워드 선수 다녀간 뒤로 온나라가 혼혈 분들 처우개선에 대해서도 요새 시끌시끌하다. 그리고선 학교 수업 시간에서는 단일민족의 자랑스러운 한민족 반만년 역사 어쩌구 시끄럽게 떠들지. 단일 민족이라는 게 자랑이냐? 아니, 말 바꾸자. 그래 지금까지 자랑이었다 치자. 하지만 이미 국제 결혼율이 농촌 지방에서 80% 비율을 넘어가기 시작한 상황에 아직도 단일민족 한민족 운운하고 있는 건 대체 어쩌자는 거? 학교에서 가르치기는 자랑스러운 단일민족이라고 가르치면서 애들에겐 인종이 달라도 모두 같은 한국사람이라고, 따돌리지 말고 친하게 지내라고 .. 미묘하게 앞뒤가 안맞는 수업. 외국 출신 어머니를 둔 우리 아이들, ( 코시안이라는 말 있던데 난 되게 마음에 안 들더라 ) 세월이 흘러 학교 들어갔는데 수업중 교과서에 자랑스러운 단일민족 한민족 내용 본다면 어떤 생각들이 들까나. 좀 멀리 보자, 제발.
이왕 말 샌 김에 하나 더. 얼마전 학교 수업 도중에 자이니치 ( 在日 : 재일 동포를 뜻함 ) 문제를 다룬 발표가 있었다. 그 중에 이런 말이 있더라. 여러 사회적인 차별로 인해 어쩔 수 없이 1년에 일본으로 귀화하는 인원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의 어떤 도움이 필요하지 않겠느냐 - 라는 말이 있더라. 일본으로 귀화한다는 게 정말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듯한 그런 느낌의 .. 나라를 버리고 오로지 자기의 안위만을 생각한 결정이라는 뉘앙스부터 비롯해서.
재일동포들이 받고 있는 유무형의 사회적 차별 해소를 위한 정부 차원의 도움, 노력, 그래 좋다. 그런데 그러한 노력들의 계기로 "바람직하지 못한" 일본인으로의 귀화가 깔리는 건 또 뭔데? 먹고 살려고 귀화하는 게 잘못인거? 그렇다면 반대로 묻자. 한국 국적이라는 이름으로 그렇게 차별에 시달리는 동안 우리 나라에서 해 준 건 뭐가 있지? 해 준 거는 조또 없으면서 국적 바꾸니 그건 또 손가락질? 온갖 차별에도 꿋꿋이 한국 국적 유지하고 있으면 언론에서 가끔 찾아내 박수도 쳐 주고 그렇더라. 국적 문제야 본인 의지이실테니 거기다 대고 내가 맞네 어쩌네 할 계제가 아닌 건 알지만, 거기다 박수 쳐 주고 애국자 비슷하게 몰아가려는 그 분위기가 싫은 거다, 나는.
뭐 .. 어차피 다른 나라 국적으로 귀화했다 따위가 문제가 아니겠지. 왜 하필 그 상대가 일본인게냐 - 뭐 이런 거 아냐? 미국인 하인즈 워드나 꼬박꼬박 괄호치고 한국이름 위성미 쳐 넣는 미국인 미셸 위. 모두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리고 그들의 활약은 언제나 크게 소개되곤 하지. 거기에 딴지 걸자는 게 아니다. 하지만 같은 생각이라면 한국계 일본인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 않나 싶은 거다. 자이니치들은 자신의 "조국"이 한국이라 배우고 인식한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어디까지나 외국인인 거지. 슬프지만 그건 한국에 와도 별반 달라질 게 없다. 쪽빠리라고 손가락질 당하고 한일전 하면 어디 응원하냐는 질문이나 던지고. 한국사람이면 한국말을 해야지 왜 일본어로 얘기하냐며 시비나 걸어대고. 미국 입양되었다가 친부모 찾으러 귀국하는 분들이 영어 쓰는 것 갖고는 별 말 안 하더만. 실제 자이니치 친구들하고 그냥 즐겁게 술자리 갖다가 옆 테이블에서 쪽바리가 어디서 일본어를 어쩌고 하는 바람에 시비가 붙어 싸움까지 번졌던 한 지인의 얘기도 알고 있다. 슬프지만.
ⓒ2002 스플 이정환
"나는 조국을 메치지 않았다"<스포츠조선>의 '이상한 제목달기' [오마이뉴스 2002-10-04 02:32]
아키하마 요시히로 (한국명 추성훈) 선수를 아는지 묻고 싶다. 자세한 사건의 내용은 위 링크 참고하시면 자세히 알 수 있을 거다. 시간 없는 분들 위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재일동포 4세였던 추 선수가 일본에서 대학까지 마치고 한국 국가대표를 목표로 한국에 왔지만 훈련 방식 차이를 이기지 못하고 일본으로 돌아가 귀화를 하게 된다. ( 용인대 라인이 아니면 국가대표 달기 힘든 파벌 - 여기서도 지긋지긋한 - 시스템 때문이었다는 의견도 있다 ) 그리고 일본명 아키하마의 이름으로 일본 대표로 출전한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에서 한국의 안동진을 누르고 우승하게 된다. 그랬더니 스포츠좃선에서 한다는 짓거리가 바로 <조국을 메쳤다>. 물론 데스크 거쳐 뽑힌 헤드라인이겠지만 그래도 저 따위 헤드라인 처음에 생각한 개념없는 기자새끼는 대체 어떤 새끼야? 조선일보 쓰레기네 좃선 좃선 하는 거 평소 별로 그다지 탐탁치 않았는데 (꼴통신문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게 생각인지라) 저런 거 보면 참 욕먹을 짓을 하는 구나 싶기도 하고. 자세한 내용은 위 링크로 가시면 잘 설명되어 있으니 시간내서 한 번쯤 읽어 보시길 부탁드린다. 그 중 가장 신경 쓰였던 몇 구절.
.. <한국계 미국인>과 <한국계 일본인>, 그 대우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나.
역시나 글도 써 버릇해야지 안 쓰다 갑자기 쓰려니 말 앞뒤도 안 맞고 중구난방에 급기야 중간에 완전 헛다리로 빠져 좀 민감한 주제까지 흘러가 버렸는데 .. 그래서 결국 무슨 말을 하려 한 건지 .. 무진장 졸려서 꾸벅꾸벅 졸면서 쓴 탓이라는 소심한 핑계 한 방 남기고 도망.
( 글 내용 추가 및 수정 - 2006. 04. 15. 15:20 )
뭐 .. 나쁜 소리는 하고 싶지 않았다.
가끔 나오던 관객들 벙찌게 만드는 연기야 차차 나아지면 되는 걸테고 ( 코너 이름이 <대략난감>이었던가 .. 하는 건 좀 많이 심각하긴 하더라만 ) .. 개콘과 웃찾사의 대결 사이에서 다 쓰러져가던 MBC 개그 프로그램 한 번 살려보려고 힘쓰는 스텝분들 참 고생하고 있는 거 알고. 솔직히 조금 재미없다고 해서 뭐 내가 거기다 대고 역량의 차이 어쩌고 건방지게 떠들 자격도 없는 것도 안다. 웃찾사니 개콘이니 좀 떴던 코너들 미묘하게 컨셉 따와 가는 것( 뮤직스토커였나 .. 최국 나와서 립싱크 개그 하던 그것도 그렇고 .. 나타샤도 결국 블랑카 느낌인거고 )도 뭐 괜찮다. 내 눈에만 그리 보이는 걸 수도 있을테니.
언제 웃어야 할 지 모를 공감 힘든 개그들 역시 GONS가 워낙 재미없는 사람이라 탓할 수도 있다. ( 개그야 게시판 가 보면 재밌다는 분들 많더만 .. 그 분들 욕하자는 게 아니다 - 반대로 개그야가 재미있고 개콘이나 웃찾사가 유치하다고 느끼는 분들 충분히 계실 수 있을테니 .. 개콘이고 뭐고 개그 프로그램 하나도 재미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있을 수도 있는 거고 .. ) 뭐 어쨌든 노력한다는데 손가락질보단 박수를 쳐 주고 싶은 게 GONS 심정이었다. 실제 방청 가서 봤을 때에도 생각보단 괜찮은 코너 몇 있긴 했기에 그래 욕은 하지 말자 생각했었던 거고.
그렇게 그냥그냥 봤다. 몇몇 코너가 지나고 .. 그러다 나온 코너 이름이 뭐였더라 .. 한류 무슨무슨 인터뷰였는데. 코너 이름 찾아보려고 iMBC 홈페이지 개그야 페이지까지 봤지만 이름이 없네. 오늘 새로 나온 코너인가. 뭐 .. 어쨌든.
(추가 - 한류 최고의 토크쇼 - 라는 제목이다. 페이지 프로그램 소개에 들어갔네. 쯧쯧)
대충 내용은 이렇더라. 일본 촌마게 머리 ( 흔히 말하는 사무라이 머리 ) 하고 유카타 두른 한 사람이랑 통역관 역할 한 사람, 그리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진행자 한 명, 이렇게 세 명이서 코너를 연기한다. 일본인 역할 하는 사람이 손헌수인가 .. 개그맨인지 탤런트인지 모르겠지만 여기저기 쇼프로에서 자주 보던 그 사람. 내용은 .. 뭐 간단히 말해 일본인 역할이 불쌍할 정도로 망가지면 그걸 가지고 개그 소재로 삼는 거였다. 망가지는 컨셉으로 계속 일본인 역할이 나오는 건지 아니면 이번 편만 일본인 역할이 나온 건지는 모르지만 일단 상당히 불편했다. 재미는 둘째치고 .. ( 뭐 사실 재미도 없었다. 끝날 때까지 나나 룸메이트 녀석이나 무표정한 얼굴로 지켜봤으니 ) 그런 내용을 방송이라고 올리는 PD라는 분도 참 수준 알만하다 싶더라. 일본 까대면 너나 나나 모두 와와 해대니 그걸로나마 시청률 올려보려고 하신 거?
독도는 우리 땅이무니다 어쩌고 하면 진행자가 때리려고 하고 .. 이번 WBC 우승 축하드립니다 해 놓고 좋아하고 있으면 뒤에서 이죽거리는 뭐 그런 식상한 레퍼토리. 나중엔 급기야 일본인 역할이 망가지며 유치한 개그 선보이고 혼자 좋아하면 진행자는 그걸 가리키며 이런게 일본에서는 인기있는 개그랍니다라는 둥, 저희 한국에서는 전혀 먹히지 않을 개그가 일본에서는 재미있나 보군요라는 둥, 수준 이하의 발광을 떨어대기 시작한다. 여기서부터 거부감이 확 일어나더만. 일본 개그 수준 걱정하지 말고 늬들 밥그릇이나 신경써라, 수준 이하의 개그 어설프게 반일감정 힘 빌어 가리려 들지 말고. 챙피하지도 않냐. 기껏 개그맨이라는 이름 달고 냈다는 아이디어가 고작 일본 때리기? 에라 이 .. 참. 일본 만담 프로에서 그런 식으로 한국인 역할 데려다 놓고 바보 만들면 참 포털 댓글 가만히도 있었겠다. 뭐 잘못에 대한 비판은 좋다고 치자. 그걸 비튼 풍자 패러디도 뭐 좋다. 근데 그걸 가지고 그 나라 사람 전체를 싸잡아 바보로 만들고 조롱하는 건 대체 어디서 배워먹은 짓거리? 그 지랄할 거면서 어디다가 한류라는 이름 갖다 붙이는 거냐, 이 수준이하 것들아. 머리 속에 뇌 좀 채워 넣어. 밥으로만 채우지 말고.
이거 일본인 친구들도 와서 보는 공간이라 상당히 민감한 주제 조심스럽긴 한데 .. 나라 물론 소중하다. 애국심 좋지. 근데 그걸로 모든 걸 가리려고 들지 좀 말았으면 좋겠다. 일본이 과거 한국 식민 지배한 역사적 사실은 역사적 사실인 거다. 잘못은 잘못인 거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일본인이 지금까지 그렇게 싸잡혀 욕을 먹고 조롱거리가 되어야 하는 거? 위안부 할머님들 아픔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수학 여행 온 어린 일본 중학생들 그 앞에 단체로 무릎 꿇혀 놓고 사죄받는 건 좀 아니시지 않았을까요. 그 사진에다 " 후손이 대신 사과하는 일본 " 따위의 떡밥 칠하고 있던 그 무개념 기자 녀석이란 참. 규모는 작겠지만 월남전 때 한국군에 의한 베트남 양민 학살 사건부터 우리도 좀 수습에 나서 보는 건 어떤가요? 묻어 두고 숨기고 가리려고만 들게 아니라. 일본 교과서 왜곡 문제 항의해야죠, 네. 그 전에 우리도 월남전 때 베트남 양민들 학살 많이 했다, 교과서 내용에 넣어 보는 건 또 어떨까요? 일본군 출신의 한 일본인이 사실과 다르다, 날조되었다고 주장하면 망언으로 치부하면서 월남용사 분들이 명예훼손 운운하며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면 그래 사실과 다르다잖아 끄덕이는 건 결국 우리편 감싸기 아닌가? 사실 관계가 모호하다면 그 모호함을 밝히려는 최소한의 노력에라도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거지. 이렇듯 정작 우리가 잘못한 건 쉬쉬 조용히 덮으면서 남이 그러는 건 용납할 수 없다라? 에라, 이 사람들아. 입장 바꿔 한 번 생각을 해 보자. 월남전 양민 학살 관련하여 베트남 국민들이 한국 이러이러한 건 사죄하고 보상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한국인들은 항상 김치마늘 냄새 풍기며 동남아 섹스관광만 하고 다닌다는 식으로 조롱하는 것과, 어떤 게 더 와닿을까? 사죄하고 보상하라고 요구하는 것조차 지금 먹히질 않고 있는 판국에.
이런 말 좀 할라치면 일본어 좀 배웠다고 <쪽바리 다 됐네> 같은 개소리도 참 많이들 하더라. 누누히 항상 얘기하지만 어떤 한 나라랑 그 나라 사람을 동일시하지 좀 마라. 부시가 이라크 두들겨 패고 이제 이란 두들기려고 폼 잡고 있으니 당장 종로 회화 학원 가서 미국인 뺨이라도 걷어 올릴 거냐, 뭐냐. 가만 보면 우리 나라 애국심 좋긴 하다만 가끔 무서울 때가 좀 있다. 조금 비뚤린 곳 있는 듯도 하고. 국내 참정권 주지도 않는 해외 동포들, IMF 땐 무슨 금붙이들을 성금들을 그렇게 보내왔던 건지. 평소 잘 챙겨 주지도 않다가 나라 힘들어지니 동포들에게 아쉬운 소리나 하고. 내가 동포였으면 안 냈을 거다. 나한테 뭘 해준게 있다고. 정작 힘들 땐 나몰라라 팔짱이나 끼고 있었으면서. ( 외국에서 생활해 보신 분들 현지 우리나라 대사관의 안일한 일처리 방식 공감하시는 분들 많을게다 .. 좀 슬프지만 )
나라 물론 중요하다. 월드컵 4강 갔을 때 나도 울었고 WBC 파죽지세 6연승 달릴 때 나도 신났다. 어디가서 우리 나라가 화제가 되면 응원해 주고 싶고 다른 나라가 무시하면 기분 나쁘기도 하고 그냥그런 똑같은 사람이다. 하지만 당장 나라냐 가족이냐 한다면 난 고민할 것도 없이 가족이다. 나라냐 주변 사람이냐 한다면 난 고민할 것도 없이 내 주변 사람인 거고. 자기밖에 모른다, 그릇이 작다 어쩌고 할 상황이 아닌게 사람마다 가치 판단의 기준은 다를 수 밖에 없는 거다. 누가 옳고 누가 틀리고 누가 바람직하고 누가 그렇지 못하고 따위의 문제가 아닌 거. 애국심은 강요될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
말이 좀 샜는데 워드 선수 다녀간 뒤로 온나라가 혼혈 분들 처우개선에 대해서도 요새 시끌시끌하다. 그리고선 학교 수업 시간에서는 단일민족의 자랑스러운 한민족 반만년 역사 어쩌구 시끄럽게 떠들지. 단일 민족이라는 게 자랑이냐? 아니, 말 바꾸자. 그래 지금까지 자랑이었다 치자. 하지만 이미 국제 결혼율이 농촌 지방에서 80% 비율을 넘어가기 시작한 상황에 아직도 단일민족 한민족 운운하고 있는 건 대체 어쩌자는 거? 학교에서 가르치기는 자랑스러운 단일민족이라고 가르치면서 애들에겐 인종이 달라도 모두 같은 한국사람이라고, 따돌리지 말고 친하게 지내라고 .. 미묘하게 앞뒤가 안맞는 수업. 외국 출신 어머니를 둔 우리 아이들, ( 코시안이라는 말 있던데 난 되게 마음에 안 들더라 ) 세월이 흘러 학교 들어갔는데 수업중 교과서에 자랑스러운 단일민족 한민족 내용 본다면 어떤 생각들이 들까나. 좀 멀리 보자, 제발.
이왕 말 샌 김에 하나 더. 얼마전 학교 수업 도중에 자이니치 ( 在日 : 재일 동포를 뜻함 ) 문제를 다룬 발표가 있었다. 그 중에 이런 말이 있더라. 여러 사회적인 차별로 인해 어쩔 수 없이 1년에 일본으로 귀화하는 인원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의 어떤 도움이 필요하지 않겠느냐 - 라는 말이 있더라. 일본으로 귀화한다는 게 정말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듯한 그런 느낌의 .. 나라를 버리고 오로지 자기의 안위만을 생각한 결정이라는 뉘앙스부터 비롯해서.
재일동포들이 받고 있는 유무형의 사회적 차별 해소를 위한 정부 차원의 도움, 노력, 그래 좋다. 그런데 그러한 노력들의 계기로 "바람직하지 못한" 일본인으로의 귀화가 깔리는 건 또 뭔데? 먹고 살려고 귀화하는 게 잘못인거? 그렇다면 반대로 묻자. 한국 국적이라는 이름으로 그렇게 차별에 시달리는 동안 우리 나라에서 해 준 건 뭐가 있지? 해 준 거는 조또 없으면서 국적 바꾸니 그건 또 손가락질? 온갖 차별에도 꿋꿋이 한국 국적 유지하고 있으면 언론에서 가끔 찾아내 박수도 쳐 주고 그렇더라. 국적 문제야 본인 의지이실테니 거기다 대고 내가 맞네 어쩌네 할 계제가 아닌 건 알지만, 거기다 박수 쳐 주고 애국자 비슷하게 몰아가려는 그 분위기가 싫은 거다, 나는.
뭐 .. 어차피 다른 나라 국적으로 귀화했다 따위가 문제가 아니겠지. 왜 하필 그 상대가 일본인게냐 - 뭐 이런 거 아냐? 미국인 하인즈 워드나 꼬박꼬박 괄호치고 한국이름 위성미 쳐 넣는 미국인 미셸 위. 모두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리고 그들의 활약은 언제나 크게 소개되곤 하지. 거기에 딴지 걸자는 게 아니다. 하지만 같은 생각이라면 한국계 일본인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 않나 싶은 거다. 자이니치들은 자신의 "조국"이 한국이라 배우고 인식한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어디까지나 외국인인 거지. 슬프지만 그건 한국에 와도 별반 달라질 게 없다. 쪽빠리라고 손가락질 당하고 한일전 하면 어디 응원하냐는 질문이나 던지고. 한국사람이면 한국말을 해야지 왜 일본어로 얘기하냐며 시비나 걸어대고. 미국 입양되었다가 친부모 찾으러 귀국하는 분들이 영어 쓰는 것 갖고는 별 말 안 하더만. 실제 자이니치 친구들하고 그냥 즐겁게 술자리 갖다가 옆 테이블에서 쪽바리가 어디서 일본어를 어쩌고 하는 바람에 시비가 붙어 싸움까지 번졌던 한 지인의 얘기도 알고 있다. 슬프지만.
ⓒ2002 스플 이정환
"나는 조국을 메치지 않았다"<스포츠조선>의 '이상한 제목달기' [오마이뉴스 2002-10-04 02:32]
아키하마 요시히로 (한국명 추성훈) 선수를 아는지 묻고 싶다. 자세한 사건의 내용은 위 링크 참고하시면 자세히 알 수 있을 거다. 시간 없는 분들 위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재일동포 4세였던 추 선수가 일본에서 대학까지 마치고 한국 국가대표를 목표로 한국에 왔지만 훈련 방식 차이를 이기지 못하고 일본으로 돌아가 귀화를 하게 된다. ( 용인대 라인이 아니면 국가대표 달기 힘든 파벌 - 여기서도 지긋지긋한 - 시스템 때문이었다는 의견도 있다 ) 그리고 일본명 아키하마의 이름으로 일본 대표로 출전한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에서 한국의 안동진을 누르고 우승하게 된다. 그랬더니 스포츠좃선에서 한다는 짓거리가 바로 <조국을 메쳤다>. 물론 데스크 거쳐 뽑힌 헤드라인이겠지만 그래도 저 따위 헤드라인 처음에 생각한 개념없는 기자새끼는 대체 어떤 새끼야? 조선일보 쓰레기네 좃선 좃선 하는 거 평소 별로 그다지 탐탁치 않았는데 (꼴통신문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게 생각인지라) 저런 거 보면 참 욕먹을 짓을 하는 구나 싶기도 하고. 자세한 내용은 위 링크로 가시면 잘 설명되어 있으니 시간내서 한 번쯤 읽어 보시길 부탁드린다. 그 중 가장 신경 쓰였던 몇 구절.
(전략) 또 하나의 걸림돌은 언론이었다. 추 선수는 '조국을 메쳤다'는 제목의 기사를 1면에 다룬 모 스포츠 일간지를 보고 처음에는 좋아했다. 그는 말은 잘 했지만 읽는 것엔 서툴렀기 때문에 내용을 몰랐던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에게 '조국을 등지고 한국 선수를 이겼다'는 기사내용을 읽어주자, 이내 들고 있던 신문을 무릎에 내려놓으며 당황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다시 그가 입을 열었다. (중략)
"그동안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었어요. 일본에 돌아가면 일단 쉬어야죠. 여행이나 갈까요. 음...그리고 난 조국을 배반하지 않았어요. 아까 뭐라고 했죠? 그 신문에서..."
- '조국을 메쳤다'요.
"난 조국을 메치거나 그러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에게 '조국을 등지고 한국 선수를 이겼다'는 기사내용을 읽어주자, 이내 들고 있던 신문을 무릎에 내려놓으며 당황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다시 그가 입을 열었다. (중략)
"그동안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었어요. 일본에 돌아가면 일단 쉬어야죠. 여행이나 갈까요. 음...그리고 난 조국을 배반하지 않았어요. 아까 뭐라고 했죠? 그 신문에서..."
- '조국을 메쳤다'요.
"난 조국을 메치거나 그러지 않았어요."
.. <한국계 미국인>과 <한국계 일본인>, 그 대우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나.
역시나 글도 써 버릇해야지 안 쓰다 갑자기 쓰려니 말 앞뒤도 안 맞고 중구난방에 급기야 중간에 완전 헛다리로 빠져 좀 민감한 주제까지 흘러가 버렸는데 .. 그래서 결국 무슨 말을 하려 한 건지 .. 무진장 졸려서 꾸벅꾸벅 졸면서 쓴 탓이라는 소심한 핑계 한 방 남기고 도망.
( 글 내용 추가 및 수정 - 2006. 04. 15. 1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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