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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S/소설2006/11/22 02:21
" 필두 너도 상고 갈 거냐? "

진혁이 녀석은 졸업하면 상고로 가서 멋진 은행원이 될 거란다. 대학 간다는 몇몇 잘 사는 집 애들을 빼놓고는 모두 중학교 졸업하면 상고로 가서 은행에 취직하는 걸 꿈꾸던 시절이었다. 보통 상고 들어가서야 시작한다는 주판도 진혁이 녀석은 아버지 가게에서 어깨너머로 틈틈이 보고 익혀 이미 어느 정도 수준엔 이르렀으니 문제될 거 없다며 자신만만해 했다. 주판이라 .. 저번에 진혁이 녀석이 계란이라도 다루듯 조심스레 가방에서 꺼내어 보여 주었을 때 한 번 봤었구나. 도시 아이들은 국민학교 때부터 여기저기 다니면서 주산을 배운다고 어디선가 듣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주판은 우리에게 그 자체로 뭔가 어른스러워 보일 수 있는, 그런 물건이었다. 딱히 계산할 게 없는데도 괜히 한 번 꺼내어 책상 위에 올려두고 타닥타닥 소리내며 무언가 계산하는 시늉을 하면, 그 자체만으로 같은반 까까머리 친구들과는 다른, 괜시리 어른이 된 듯한 그런 묘한 느낌을 주곤 했다.

" 상고? .. 그래, 고등학교 좋제 .. 고등학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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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