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도 썼듯이 GONS 6월 1일부로 드디어 직장인이 되고야 말았다. 그런데 회사 채용사이트 관련 공지를 확인하니 1일 입사할 때에 주민등본이니 초본이니 이것저것 제출하라는 서류가 좀 많더라. 어학성적표도 괜히 혹시나 싶은 마음에 L모 사에 제출해 버렸던 터라 (저기는 이상하게 원본을 제출하라대 .. 나중에 들어보니 미제출자는 1차 면접 참석시에 제출해도 된다더라. 괜히 원본 제출했다 .. 귀찮게 .. 나오면서 반환 안 되냐고 하니 이미 위로 올라가서 반환 못 해드린다고 .. 그 다음 날에 지금 회사 최종합격 발표 나고 결국 L모 사 1차 면접 참석하지도 않을 것을 혹시나 싶은 마음에 .. 쩝)
인터넷으로 뽑으려고 했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프린터 칼라 잉크는 끝났고 .. 토익 성적표는 보통 A4 사이즈보다도 훨씬 컸던 기억에 그냥 종로 가깝기도 하고 잠깐 본사 가서 직접 받아오자 생각했다. 어찌 되었건 화요일 수요일 연이은 발표에 어딜 나갈 여유도 없을 거 같아 오늘 3시에 수업 끝난 김에 YBM 본사도 가고 가는 길에 동사무소가 있으니 등초본도 좀 떼고 하자 싶었다. 동사무소에 은근히 사람이 좀 있더라. 신청서 써 들고 순서 기다리다가 문득 고개 돌려보니 호적 등초본 신청서도 있네. 부끄러운 얘기지만 평소 뗄 일이 없었다 보니 나이를 스물일곱이나 먹어 놓고도 주민등초본과 호적등초본이 무슨 기준으로 이름이 바뀌는지를 모른다. 이왕 어려운 걸음 했고 한 부 수수료도 몇 백원 정도씩 밖에 안 하니 한 번 직접 떼어서 비교해 보자 싶어 같이 신청해서 뽑았다.
주민등초본과 호적등초본을 발급받아 손에 들고 이번엔 어학성적표 원본 떼러 YBM 종로 본사로 가는 지하철에 올라타고선 자리잡고 앉아 어디 뭐가 다른가 보자 싶어 발급받은 서류를 좀 이리저리 훑어 보는데 호적등본에 어머니 성씨 본이 쓰여져 있다. 청주. 청주 한 씨. 너무 낯설었다. 어머니 성씨 본이 왜 이렇게 낯설게 느껴질까 - 생각해 보니 지금껏 어머니 성씨 본을 난 들어본 적도 없었고 궁금해 해 본 적도 없었던 거다. 단지 어려서부터 너는 수성 최 씨다, 수성 최 씨다, 부계 성씨 본만 줄기차게 들었지 난 나이 스물일곱 먹도록 어머니 성씨 본이 뭔지도 모르고 살았던 거다.
뭐 .. 족보도 있고 뭐 이리저리 항렬에 복잡하게 내려오는 집안 질서는 있는 듯 한데 내가 워낙 관심이 없던 터라 (어리기도 했고) 내 성씨 본만 겨우 알았지 시조니 무숙공파니 몇 대 손이니 하는 것들 알게 된 게 채 3년이 안 되니 .. 머리속에 "큰어머니 작은어머니" "큰고모부 막내이모부" 정도로만 입력되어 있다가 제대로 된 성함을 제대로 알고 외우게 된 게 채 1년이 안 되니 .. 이래저래 참 내가 생각이 없는 녀석이긴 하지만 (이거 자칫 뿌리없는 집안이라고 매도당할까 무섭다만) 그래도 어머니 성씨 본도 모르고 모르는 것 궁금해하지조차 않으며 나이 스물일곱을 먹었다니 참 부끄럽기도 하고 .. 괜히 슬프기도 하고 그렇더라.
나만 그런가 .. 뭐 물론 저런 부분들 다 안다고 해서 이제 제대로 나이 들어찼다고 할 수는 없는 거겠지만 제대로 나이 들어찬 녀석이 저런 부분들을 모르는 건 얘기 자체가 성립이 안 되는 거겠지. 날은 덥고 .. 당장 이번 주 금요일부터 출근인데 주말포함 벌써 며칠을 발표준비에 허덕이며 밤새고 있는 나날. 짜증 애써 억눌러 가며 동사무소 갔다가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를 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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