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말에 앞서 일단 말씀 한 마디 드립니다. 혹시나 이 영화를 보실 생각이 있으신 분이라면 절대 네버 아무 것도 듣지도 말고 보지도 말고 가서 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이 글도 아래 부분에 스포일러가 조금 있을텐데 표시를 해 드릴테니 절대 읽지 마시고 가셔서 보세요. 영화 곳곳에 숨어 있다 튀어 나오는 까메오라던가 재미들이 정말 허를 찌릅니다. :D 원래 가려고 했던 것도 아니고 어찌어찌해서 갑자기 시사회 티켓을 갖고 있던 지인이 있어서 가게 되었습니다만 .. 그렇게 전혀 기대하지 않고 갔어서인지 더욱 뒤집어 지고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109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정말 유쾌한 영화입니다. 간만에 영화에 별 다섯 개 날려 주죠, 이 정도 영화라면. :) 아마 200만 정도는 넘길 것 같은데 말이죠,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맨처음엔 조금은 유치할 거라고 생각한 것도 사실입니다. 뭐 .. 어찌 보면 뻔한 스토리지 않습니까. 이지훈을 두고 염정아와 이세영이 벌이는 삼각 관계? 거기에 감독은 선생 김봉두를 만들었던 장규성 감독? 스타일 뻔하고 갑자기 배우한다고 나온 이지훈도 그다지 별로 끌리지 않았던 데다가 염정아도 그다지 끌리는 캐릭터는 아니었고. 이세영 양은 아홉살 인생에서 본 기억은 납니다만 뭐 이제 신인인 아역 배우이니 돈 주고 봐야 했다면 굳이 가서 보지는 않았을 겁니다. 어차피 공짜로 생긴 시사회표니 한 번 가서 보고나 오자-라는 생각이 조금은 강했죠. :) 그렇게 별 생각 없이 가서 아주 뒤집어 져 버리고 왔습니다. 영화 시작한 시점부터 .. 마지막 끝마무리까지 아주 깔끔하게. 극장 나가면서 모두들 의외다 .. 이거 뜨겠다 .. 다들 난리더라구요. 흠을 잡을래야 잡을 수가 없는 영화였습니다. (뭐 굳이 잡으려고 눈에 불을 켠다면 못 잡을 것 있겠습니까만은 불 안 켜면 잡기 힘드네요~) 무슨 영화사 홍보실 직원 같군요 (하하)
여기저기서 우리 영화 찍고 있어요~싶은 연예 프로를 통해 언젠가 본 기억으로는. 분명히 이지훈을 사이에 둔 염정아와 이세영의 쟁탈전 .. 뭐 그렇게 세 명 주인공의 영화 .. 라는 이미지가 상당히 강했습니다만 .. 실제 보고 나온 느낌으로는 이지훈은 주연까지는 아니고. 그저 염정아와 이세영의 두 주연 사이에서 스토리 전개만 시켜 주는 조연에 가깝습니다. 뭐 .. 연기는 그다지 흠 잡을 것 까지는 없이 무난합니다만 말 조금만 뒤집으면 그다지 인상 깊지 않았다는 말도 되겠죠. :)
이세영 양의 연기도 정말 물이 오를 대로 올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이버 프로필 검색을 보니 1992년생이더라구요. 1992년생 .. 바르셀로나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 선수가 1등으로 골인하는 장면 지켜보던 저희들이 감격에 겨워 함께 팔을 치켜 들던 그 때, 태어난 분(..)입니다. ;; 그 아이같지 않은 캐릭터의 특징도 잘 살려냈더라구요. 그 .. 처음엔 대립하지만 나중엔 추종자로 변신하는 그 4인조 친구들과 6학년 "일진 누님"들도 상당히 기억에 남는군요. :)
하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이 영화 보신 분이라면 이 영화는 염정아 영화다!! 라는 것에 반론을 드실 분은 거의 없으실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 영화 보는 내내 관객들이 한 말들이 '염정아 왜 저래??ㅋㅋㅋ' '염정아 드디어 시집가기 포기했나??ㅋㅋ' 류의 걱정 반 뒤집어짐 반의 발언이었다고 한다면 대충 공감이 가시나요? 정말로 망가지는 거 두려워 하지 않으면서 온몸을 불살랐더군요 ;; 이 영화 흥행만 된다면 연말에 이런 저런 상 후보로 올라갈 수도 있지 않을래나 싶을 정도로. 평소에 염정아 그다지 정감 있게 보지 않았는데 이 영화 보고 나서 친근감 삼백오십만 퍼센트 쯤은 증가해 버렸습니다. 푼수끼는 좀 있지만 알고 보면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노처녀 여선생님.:)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혹시 토끼띠세요?" 발언하고 .. 회식 끝나고 집에서 나문희 씨 티비 보는데 앞에서 그 얘기하면서 온 몸을 말 그대로 "발광"을 하며 얘기를 하는 장면. 그러다 나문희씨에게 한 대 얻어 맞죠. 정말 .. 염정아 이제 연기에 물이 오를 대로 올랐더군요. :D
처음에 염정아의 그 신들린(!) 주차로 영화는 아주 유쾌하게 시작합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 올라가는 그 시간까지 관객들을 조였다 풀었다 하면서 아주 능숙하게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가죠. 보통 이런 류의 영화들의 맹점이 욕심을 너무 부리다 결국엔 이도 저도 아닌, 아무 것도 얘기하지 못하고 상당히 어정쩡한 영화가 되고 마는 경우가 많다는 건데요. 그런 부분에서는 일단 성공한 것 같습니다. 후반부에 미남이 집 앞에서 미남이와 선생님간의 속엣 대화라던가 어찌 보면 쉽게 상상할 수 있는 그런 스토리 전개일지는 몰라도 그 전개가 그다지 거부감 없이 잘 와 닿았다라고 한다는 건 일단 감독의 능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선생 김봉두를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본 터라 장규성 감독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봤습니다만 .. 보고 나니 김봉두를 찍은 감독이라고 하더군요.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고하게 잘 잡은 것 같아요. 다음에 이 감독 이름으로 뭔가 작품이 하나 더 나오게 된다면 일단은 관심 갖고 한 번 들여다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염정아가 사직서를 내고 잠시 회상하는 장면에서. 자신의 첫 부임 모습을 회상하죠. 카메라 워크는 화면 가득 첫 부임한 염정아의 얼굴을 보여주다 점점 뒤로 물러나며 교실 전체를 보여주는 형식을 취하는데, 관객들은 별다른 설명 없이도 감독이 전하고자 한 메세지를 확실하게 느끼게 됩니다. 설레는 얼굴로 여러분들이 나의 첫 제자입니다, 어제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잤습니다, 교탁에 서서 얘기하는 모습에 처음엔 의욕적이었구나 .. 정도의 느낌을 받고. 자 그럼 출석을 부를게요 하더니 출석부를 보지도 않고 1번 아무개, 2번 아무개 식으로 주루룩 읊죠. 애들 이름을 다 외웠구나!! 싶었는데 계속 카메라 뒤로 물러나 교실 전체를 비췄을 때 모습은. 텅 빈 교실 앞에서 염정아 혼자 '연습'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참 정말 깔끔하다!!라는 인상을 많이 받았죠. 구질구질하게 이런 저런 장치 갖다 붙이지 않고서도 이렇게 의도를 전달할 수 있구나 .. 라는.
혹시나 영화 안 보시고 여기까지 보셨더라도 아래 한 문단만은 절대 보지 마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영화를 보실 거라면 읽지 마세요. 드래그 하시면 보입니다.
글 머리에 잠깐 언급을 했습니다만 곳곳에 숨어 있는 까메오들이 정말 골을 때립니다. 염정아가 경수네 집에 가서 이지훈 기다리면서 채널 돌려대던 드라마 속 불륜의 장면. 선생님과 여학생의 사랑에 선생님 역의 임원희. 갑자기 튀어 나온 그 장면에 모두들 뒤집어 졌었죠. 그리고 학교를 떠나 길을 달리다 잠깐 딴 생각 하던 염정아, 잠시 정차해 있던 경찰차를 받아 버리죠. 다행히 해당 경찰이 염정아의 첫 제자라서 그냥 넘어갑니다만, 이 경찰의 사수가 바로 또 이원종이었다는 거 아닙니까 .. 그저 전화 번호 따려고 혈안이 되어 있던. 뭐 .. 이 정도로도 재미있다 .. 라고 할 수 있었을 텐데 하이라이트는 마지막에 갑자기 튀어 나온 김봉두였죠!! 사람들 완전히 뒤집어지고 장난도 아니었습니다 .. :D 이지훈의 교대 선배로 부임했던 강원도를 떠나 막 서울로 올라온 설정이었는데, 와. 정말 이거 모르고 봤으니 뒤집어 졌지 알고 봤으면 그만큼의 마지막 폭발적인 반응이 있었을까 싶습니다. 역시 .. 영화는 들은 것 하나 없이 그냥 가서 봐야 한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 (하하)
덧 - 이상한 빼빼로 머시깽인지 뭔지 하는 염장데이가 다가왔군요. 솔로부대 여러분들 굴하지 마시기를 .. (하하-_ -;;)